몇 주 전 작업물이긴 한데, 그 파일을 다시 들어보면서 글을 써내려가 보려고 한다.

 

의뢰하신 분은 아직 녹음 결과를 채널에 올리지 않으신 걸로 알고 있다보니, 링크를 여기 옮기진 않겠다.

 

일단.... 오케스트라 버전이다. 오케스트라 버전 곡에 베이스를 넣을 때의 장점은 베이스 라인을 훨씬 단순하게 짜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복잡하면 괜히 오케스트라 맛을 해치게 되는 듯하다.

 

대신 이 곡의 특이점으로, 100BPM에 16비트로 근음을 쳐야 한다. 이건 200BPM의 곡에서 8비트로 연주하는 거랑 같다. 그냥 8비트로 쳐주어도 상관없긴 하겠지만, 그러면 곡 특유의 맛이 살지 않았다.

 

종합하자면 필인을 넣을 필요도 없고 기술적으로 넣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어서 상대적으로 구상을 덜 하면서 녹음할 수 있었다.

 

원래 내 작업과정은 코드 맞춰서 피아노 깔고 박자 맞춰서 드럼 깔고 킥을 맞춘다음, 빈 낮은 음역대 공간에 베이스를 녹음하고 그다음부터 악기를 쌓아올리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번 곡에서는 이 과정이 조금 무너졌다. 편곡을 할 당시 여행 중이어서 녹음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고 그러다 보니 미리 모든 편곡을 마쳐두고 베이스는 가상악기로 구색만 맞춰두고 집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호로록 녹음했던 것이다.

 

후보정 역시 필요했다. 사실 나는 짬이 낮다 보니 베이스 에디팅을 추가로 하고 일정한 사운드를 위해 컴프레서를 강하게 거는 편이다.

 

특히 이 곡을 녹음할 때까지만 해도 메트로놈에 맞춰서 쳐야 하는 적절한 타이밍이 뭐였는지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조금씩 당겨진 녹음본을 통째로 뒤로 민 다음 에디팅을 살짝 해서 타이밍을 맞추고, 컴프를 (아마 LA-2A겠지) 걸어주었던 것 같다.

 

이제는 타이밍을 깨달았기 때문에 최대한 처음부터 타이밍에 잘 맞는, 괜찮은 소스가 나올 수 있도록 녹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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